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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행후기

[덕수궁 야경투어]2018-06-09 sjh3900님이 남겨주신 후기글입니다.

한국자전거나라 2018.07.14 576

제목:덕수궁 야간투어 후기(05/31)
작성자:sjh3900



그날은 눈부시게 맑고 슬프게도 푸른 하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.

 

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중에 서울의 달 이라는 노래가 있다. 그날의 투어는 그 노래의 가사와도 같았던 것같다.

 

오늘 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 
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 

 

어쩌면 덕수궁에 살았던 고종의 가슴속을 어찌 짐작할수 있겠냐마는, 서울의 달을 들으면서 그의 타는 마음을 다만 짐작해볼 수 있는 투어이기도 했다.

 

사실 이 투어는 경복궁투어인줄 알고 잘못신청한 투어기도 했다. 물론 경복궁 야간투어는 엄청나게 사람이 몰리고, 신청하기 어려웠기에 긴가민가 했던거도 사실이었다. 다만 들으면서 한 생각은, 오늘 오기 너무 잘했다. 였다. 고종의 슬픔과 희망과 분노와 좌절이 모두 배어있는 이 덕수궁이라는 장소에 대해 설명하는것을 들으며, 나또한 숙연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. 그의 근대국가에 대한 열망과 망국의 한을, 어찌보면 망령이었던 어떤 것을 붙들어매고 그것을 짊어지고자 했던 마지막 왕의 비애. 그것은 2부에서 들었던 독차사건을 들으며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.

 

우리나라에서 배운 구한말기, 그리고 일제강점기는 치욕으로 점철된 역사이다. 다만 그 치욕은 나라를 빼앗긴 슬픔과 민초의 아픔에만 있는것이 아니라, 그것을 보고만 있어야했던 위정자의 아픔또한 있다는것을 생각하게끔 하는 투어였다고 생각한다. 자그마한 동방의 왕으로써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나가지않으려 했으나, 강은 손바닥으로 막을 수 없었음이니, 이는 인조의 삼배구고두의 굴욕에서부터 기울어져가는 나라의 마침표가 고종에서 이루어졌을 뿐인지도 모른다. 하지만 그의 인간적인 고뇌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본다. 나는 다시 한번 덕수궁을 찾아가 그의 슬픔을 그의 시선에서 다시한번 느껴보고싶고, 또 그럴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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